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IT 프리랜서 디자이너 장점, 단점과 주의할 점

by Mon-Di 2025. 3. 10.

나는 디자인 전문 에이전시에서 UX/UI 디자이너로 5년 넘게 일하다 프리랜서로 전향했었다. 사실 돈 벌면서 이직준비하려고 시작한 거라 기간을 길게 두진 않았지만 프리랜서로 일해 보면서 장단점을 확실하게 느꼈었다. 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쓰긴 했으나 대부분 공통 사항이라 혹시 UX/UI 디자이너 혹은 Product 디자이너, 기획자, 개발자 등 IT 업계의 프리랜서를 고민 중인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쓰게 됐다.

프리랜서 관련 이미지


 

IT업계 프리랜서의 장점

가장 큰 장점은 '돈'이다.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높은 요즘 같은 경우엔 점점 그 장점이 예전처럼 와닿진 않는 것 같다. 이제는 프리랜서도 3.3% 외에 고용과 산재보험을 적용하여 떼가는 돈이 늘었다 한들 정직원의 안정성 대신 급여가 높은 건 확실하다. 그래서 한번 프리랜서의 길로 접어들면 정직원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,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'급여'의 차이 때문이다.

 

두 번째 장점은 '자율성'이다. 기업에서도 나를 선택해야 함께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어쨌든 내가 하기 싫은 프로젝트는 거절하고 하고 싶은 프로젝트에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. 따라서 레퍼런스 로드맵을 그려가는 데 있어 조직에 속해있는 정직원일 때보다 자율성이 확실히 보장된다. 이를 통해, 평소 하고 싶었던 분야의 프로젝트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. (물론, 기업에서도 나와 일하는 걸 합의했을 때지만) 프로젝트 선택의 자율성 외에도 어쨌든 어떤 조직에 몸담고 있지 않다는 점은 조직과 직급 문화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기도 하다. (그렇다고 태도가 자유로워서는 안 된다.) 보통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주관사나 내가 소속된 협력사의 직급 체계나 호칭 문화를 따르는데 경력에 따라 그때그때 정하는 거라 큰 의미는 없다. 어쨌든, 조직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회식이나 보고와 같은 '일을 위한 일'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.

 

다시 정리해 보자면, IT 업계 프리랜서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.

- 높은 급여
- 프로젝트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
- 조직 문화나 보고 체계에서의 자율성
- 다양한 업무 환경 경험
- 다양한 전문 인맥 쌓을 수 있음

 


 

IT업계 프리랜서의 단점

솔직히 앞서 말한 장점이 그대로 단점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.

프리랜서의 단점 했을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'불안정성' 일 것이다. 앞서 높은 급여가 장점이라고 했으나 프리랜서는 쉬게 되면 월급 받으며 쉬는 휴가의 개념이 아니라 벌어놓은 돈을 까먹으면서 쉬는 것이기 때문에 많이 번다고 버는 족족 쓰다가는 오히려 거지꼴을 못 면한다. 내 경우엔 운 좋게도 프리랜서 기간 동안 안 쉬고 바로 넘어가거나 쉬는 기간을 2주 이상 둔 적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철수 한 달 전부터는 항상 불안했다. 쉬는 기간에 대한 불안함이 큰 사람이라면 스트레스가 상당할 수 있다. 팁 아닌 팁을 하나 주자면, 당연하게도 일을 잘하는 사람을 다음에도 또 부르기 마련이라 프로젝트 진행 할 때 일을 잘하는 것은 물론 인맥도 잘 쌓아놓는 것이 좋다. 내 경우에도 한번 함께한 회사에서 다음 프로젝트 때 재 연락이 와서 진행된 적이 많다.

하지만 업무 평가 관리를 잘 해도 불경기가 심할 때는 프로젝트 자체가 잘 안 나와서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게 될 수 있다. 그래서 여러개의 파이프라인을 마련해 놓거나 쉴 때를 대비한 돈을 마련해두어야 한다. 실제로 지금처럼 불경기가 심하고 계엄 사태로 나라가 뒤숭숭할 때는 프로젝트가 1/4 가량으로 줄어 특급도 2-3개월 쉬었다가 단가를 깎고 겨우 들어가기도 한다. 아무리 프리랜서 급여가 높다고 해도 복지나 퇴직금, 안정성 등 이것저것 따져보면 대기업 들어가는 게 제일 나은 것 같다.

 

두 번째는 물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. 프리랜서는 조직에 속한 게 아니라 사수의 개념도 없고, 급여 인상을 위한 평가 체계도 없다. 아웃풋이 별로이거나 잘못을 해도 다른 인력으로 교체하거나 '다음엔 쓰지 말아야지' 할 뿐 디테일한 피드백도 듣지 못한다. 하도급 보호 장치 등으로 아웃풋이 별로여도 중도에 못 자르는 경우도 있는데, 오히려 이런 보호장치로 인해 아무 노력도 안 하는 사람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다. 조직에 속하지 못해 조직이나 보고 체계에 대한 것에 미흡할 수도 있는데, 이것은 고연차로 갈수록 필요한 역량이라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. 이 부분 때문인지 실제로 기업에서 프리랜서 경력은 경력으로 치지 않는 경우도 많다.(이직 시 걸림돌 될 수 있음) 물론, 본인의 적극성에 따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프리랜서를 하면서 이런 프리랜서를 거의 보지 못했다. 결국, 본인의 의지와 노력, 책임감을 정직원일 때보다 더 쏟지 않는 이상 성장 없이 물경력만 쌓을 가능성이 높고, 나아가서는 다시 정직원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못 돌아가는 상황이 될 수 있다.

 

세 번째는 단가 체계이다. 개인적으로는 프리랜서의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앞서 말한 물경력의 원인이라고도 여기는 부분이기도 하다. 프리랜서는 초급, 중급, 고급, 특급으로 나뉘는데 이 기준이 '경력(연차)' 기준이다. 내가 프리랜서로 일해보니 물경력 쌓은 프리랜서들을 너무 많이 봤는데 문젠 연차가 높아 나보다 단가 기준이 높다면 내가 아무리 더 잘하고 더 많이 일해도 저 사람보다 못 받는다는 것이다. 반대로 일을 남들보다 못해도 경력이 오래된 사람이라면 많은 단가를 받아가다 보니 성장에 대한 노력을 더 안 하기 마련이다. 조직의 연봉 동결이나 진급 누락 등의 장치가 없는 프리랜서 판에서는 이런 문제로 오히려 능력 기준으로 평가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.

 

네 번째는 업무환경의 유동성이다. 재택근무를 하는 프로젝트도 있지만, 다양한 파트가 협력해야 하는 IT 업계 프로젝트 특성상 해당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곳에서 상주하며 근무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. 큰 프로젝트일수록 더더욱 상주가 필수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피하기 어렵다. 따라서 근무 지역이나 근무하는 회사에 따라 업무 환경이 다양하게 바뀌므로 새로운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.


 

IT 업계 프리랜서를 고려중이라면, 주의할 점

만약 프리랜서를 고민중이라면 최소 5년은 정직원으로 경력을 탄탄하게 쌓고 시작하길 추천한다. 어차피 5년 이전에 나와도 신입 단가로 봤을 때 급여 테이블이 괜찮은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을 가는 것이 훨씬 나을뿐더러 프리랜서로 너무 저연차때 시작하면 물경력 쌓기 딱 좋아서 진심으로 5년 전에 시작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. 어느 정도 조직 문화나 업무 프로세스, 디자인 스킬과 보는 눈을 탄탄하게 익히고 나와야 프리랜서를 시작해도 안 좋은 것들을 걸러내면서 성장할 수 있다. 

둘째, 프리랜서를 계속할 생각이 아니라 추후에 이직을 생각한다면 프리랜서 기간을 2~3년 이상으로 두지 않는 것이 좋다. 단점 부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프리랜서 기간이 긴 인력을 기업에서는 선호하지 않는다. 절반은 편견이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.

셋째, 태도를 '프리'하게 가져가면 안 된다. 조직에 속하지 않았더라도 근태 관리와 레퍼런스, 인맥 관리에 힘쓰며 수준 높은 아웃풋을 낼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. 한번 맺은 인연이 다음 프로젝트로 이어 주기 때문이다. 더군다나 태도를 Free 하게 가져가면 장기적으론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. 애초에 프리랜서에 대한 '편견'이 기업에서 왜 생겨났겠는가. 각자가 1인 기업이고 전문가로서 부끄럽지 않게 일한다면 업계에서 프리랜서에 대한 인상도 달라지리라 생각한다. 만약 본인이 그런 편견을 만들어낸 장본인은 아닌지 점검해 보길 바란다.

또한, 나중에 정직원으로 다시 전향할 생각이라면 이 부분은 더 중요하다. 조직에 속해지 않았더라도 적어도 프로젝트 기간 내엔 한 팀이라 생각하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자. 

넷째, 쉴 때를 대비해 여유 자금과 다른 파이프라인을 항상 확보해 두어야 한다.